[힐링] 우리는 왜 늙는가… 노화의 비밀
몸속 시계 '째깍째깍'… 호르몬·세포 등 변화하고 손상돼
프로그램 이론
생물학적 순서대로 노화 진행
신경세포·호르몬 변화로 늙어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 노쇠
손상 기반 이론
세포조직 상처에 기관기능 저하
식사 때 섭취한 독성 등에 훼손
'활성산소' 세포막·효소 파괴해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도 나이가 들면서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늙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어떻게 늙어가고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과학자들은 수없이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이미 수백 개에 달하는 노화 관련 이론들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노화이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프로그램'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손상' 이론입니다.
프로그램 이론은 노화를 결정하는 프로그램이 생명체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이론입니다. 대표적인 이론으로 '생물학적 시계 이론'이 있습니다. 생물의 발생과 성장은 생물학적 시계의 지배를 받으며, 이 시계가 정해진 시간이 되면 몸에 여러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반면 손상이론에서는 노화가 몸 안팎에서 입은 충격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활성산소 등이 일으키는 미세한 화학적 손상부터 숨을 쉬거나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조금씩 반복적인 손상을 입어 결국 다시 복구할 수 없는 기능 손실로 이어진다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노화는 하나의 요소나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매우 복잡한 형태로 이뤄집니다. 지금까지 나온 이론들은 노화의 전 과정을 완벽히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일정 부분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앞으로 노화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몸속 시계를 따라 늙어간다=프로그램 가설은 생명체 내부 생물학적 시계에 따라 순서대로 노화 과정이 진행된다는 이론입니다. 1961년 레너드 헤이플릭은 인간 유아세포 배양과정에서 세포가 약 50번의 분열을 거친 후 정지 상태에 이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헤이플릭 분열한계'라고 부르는데, 프로그램 노화 가설의 대표적 현상으로 꼽힙니다.
이 현상은 염색체 말단에서 염색체가 분열할 때 DNA 손실을 막아주는 보호 마개인 '텔로미어'가 시간이 지날수록 짧아지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텔로머레이즈' 효소를 이용한 항노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텔로머레이즈는 암세포에서 활성이 85∼95%로 높게 나타나고, 텔로미어의 길이와 수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한계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 이론인 '신경내분비이론'은 정해진 신경세포와 호르몬의 변화가 노화 현상의 중심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사춘기의 변화와 여성의 월경이 대표적인 신경내분비 시스템 프로그램이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은 나이에 따른 신체 변화를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호르몬 조절을 통해 노화를 지연시키는 치료요법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부작용이 너무 심해 호르몬이 결핍된 사람에 대한 치료 외에는 현재 금지돼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어 노화가 일어난다는 '면역체계의 노쇠화' 이론도 있습니다.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감염에 취약해지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가설입니다. 실제로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흉선이 퇴화하고 면역 기능이 감퇴하며, 면역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현상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면역 반응 이상은 심혈관 질환과 염증, 알츠하이머, 암 등과 연관돼 있지만, 노화와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몸에 손상이 쌓여 늙어간다=손상 기반 노화 가설은 나이를 먹으면서 쌓인 손상으로 세포와 조직이 상처를 받고, 결국 각 기관의 기능이 저하돼 노화가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독일의 생물학자인 오거스트 와이즈만은 1882년 인체와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과다하게 사용돼 조금씩 손상된다는 '마모이론'을 제시했습니다. 간, 위, 신장, 피부 등 여러 기관은 식사를 할 때 섭취한 여러 형태의 독성과 환경에 의해 마모가 진행되며, 지방과 당,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 등의 과다 섭취와 태양으로 인한 자외선 손상, 감정적인 스트레스도 마모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점 사라지면서 생기는 골관절염 등이 마모로 인한 대표적 노화 현상입니다.
다른 손상 이론은 1950년대 미국 덴헴 하먼이 제시한 '자유 라디칼' 이론입니다. 자유 라디칼은 다른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으려는 성질을 강하게 가진 입자로, 노화 원인 물질로 잘 알려진 '활성산소'가 생명체 내의 대표적 자유 라디칼입니다. 활성산소는 세포막을 파괴하고 '리포푸신' 같은 대사 노폐물을 만들어냅니다. 과도한 리포푸신은 나이가 듦에 따라 피부에 달라붙어 거뭇거뭇한 반점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바로 '검버섯'입니다.
리포푸신이 침착된다는 것은 세포 파괴로 인해 과도한 대사 노폐물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포푸신은 DNA와 RNA의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우리 몸의 에너지 수준을 떨어뜨리고 동시에 근육 합성을 방해합니다. 또 세포 재생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리 몸에 필수적인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효소를 파괴합니다.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손상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돼 죽을 때까지 지속됩니다. 젊었을 때에는 영향이 비교적 적은데, 이는 우리 몸의 재생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세포 대사에 이상이 생기거나 돌연변이 세포가 늘어나고, 심지어 암 발생과 죽음까지도 이어집니다. 또 활성산소는 피부의 습도와 탄력, 부드러움 등을 유지하는 핵심 물질인 '콜라겐'과 '일래스틴'을 공격해 나이가 들면서 얼굴에 주름살이 많아지고, 탄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손상과 프로그램 복잡하게 얽혀서 작동=노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은 손상이나 손상의 누적에 의해 시작되기도 하고, 어떤 프로그램은 손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노화 억제를 위해서는 유전자와 세포, 조직, 장기 단위로 노화 메커니즘을 규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단계별 노화 요인과 양상이 달라 노화를 하나의 통일된 논리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2030년이면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노화의 근본 원인을 밝히고, 노화로 인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입니다. 과학자들이 노화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 만큼, 미래에는 인류가 더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디지털타임스
주목 아래의 阅读原文을 클릭하면 힐링 제2집 150편을 볼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