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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의 跑腿儿왕에 도전한 한 조선족 젊은이 아십니까

길림신문 朝闻今日 2020-09-08

고객의 수요라면

무엇이나 다 하고 싶다


요즘 조선족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고 또한 그들이 창업하여 성공 일로를 걷는 기간도 무척 짧아졌고 세련되였다. 젊은이들이 막강한 경제실력이나 유력한 경제후원도 없이 순 자기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실례가 많아져 화제다.


컴퓨터앞에서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168무역회사 지욱 총경리.


‘포툴(跑腿)’이란 심부름군이나 배달원을 두루 일컫는 연변식 한어말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낮말이다. 이런 ‘포툴’을 말할라치면 많은 사람들은 한족을 떠올린다. 힘들고 어렵고 자상한 일이 주요업무이기도 한 ‘포툴’회사는 대부분 한족들이 경영하기 때문이다.


연길에 큰 눈이 내린 지난 대보름 전날 눈속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채 배달물을 들고 고객의 집으로 달려가는 ‘포툴’이 화제로 되여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사회 최하층에서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일상을 조명할 목적으로 수소문해보았는데 놀랍게도 연길 최고의 배달회사인 168무역회사의 사장은 조선족 젊은이였다. 그가 바로 지욱(34살)씨였고 기자는 대보름날 오전에 그를 만났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15년도였어요. 생활과 사업의 수요로 배달회사를 많이 리용하였거든요. 그때만 해도 연길에는 80여개의 배달회사가 있었죠. 그중 조선족이 경영하는 회사는 2, 3개 정도 밖에 없었어요.” 보기에도 두툼한 입술에 웅심 깊은 눈길, 딱 바라진 몸매의 지욱씨는 2009년에 연변대학 의학원을 졸업하고 2011년까지 연변병원에서 견습의사로, 2015년까지는 신경내과 전문의사인 어머니를 따라 <류진자문진부>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10여년간 의사의 길을 걸었었다.


의사로 근무하던 시절 어머니와 함께.


연길시제2백화 총경리였던 아버지(81)와 연길시병원 내과주임이였던 어머니(75)의 슬하에서 늦둥이로 태여난 지욱씨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아 무슨 일이나 곰곰히 생각하고 분석하기를 좋아했고 독자적으로 문제를 생각하는 습관이 있었다.


문진부에서 환자들에게 약을 보내주고 약재를 구입하고 음식을 배달시키는 등 거의 모든 일은 배달회사를 리용해야 했는데 그러면서 지욱씨는 갈수록 많아지는 물량에 비해 일하는 사람이 적은 배달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고 최종 부모형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역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의사로 성공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는가 하는 기자의 물음에 지욱씨는 창밖 골목길 건너 맞은 켠에 바라보이는 류진자문진부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한다. “후회가 없어요. 모든 것이 사람하기 나름이지요. 저의 적성에 맞고 또 문진부 지척에 사무실을 차렸으니 부모님들이 편치않을 때면 곧바로 달려가면 됩니다.”


“지난 3년간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설을 보냈어요. 알다싶이 연길은 명절이 많기로 소문난 고장이 아닙니까? 양력설, 음력설, 대보름은 물론 3.8절, 8.15로인절, 9.3명절까지 다른 고장에 없는 명절이 참 많더라구요. 갈수록 많아지는 고객들 때문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회사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주문서를 배달원들에게 전달하고 최종 고객들에게서 물건 도착확인을 받는 것은 사무실직원들의 주요업무이다.


지금 연길시에 만해도 110골목, 명대아빠트, 공신, 천우생태화원 등 4개 지점에 분점을 두고 220여명 배달원이 움직이며 흑룡강성 수화시에도 200여명 배달원 규모의 지사가 있다. 지욱씨는 명실공히 연길 최고의 배달왕이 되였다.


“무엇보다 견지가 중요하지요. 신용제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종일관 견지한 저희가 단맛을 본 것은 회사 설립 1년후 부터였어요. 그때부터 부모님들도 반대하지 않고 대담하게 하라고 밀어주기 시작하였지요…” 이때 문득 지욱씨한테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168총경리 지욱입니다. 녜?...녜!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 제가 직원을 대표하여 먼저 사과를 드릴게요. 제가 당장 부문책임자한테 사실 확인을 부탁할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불만족 고발전화다. 보통 고객의 집 부근에 위치한 슈퍼마켓까지 배달하면 끝인데 일부 고객들은 기어이 집까지 올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일에 쫓기는 일부 배달원들은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런 사정이였다.


심각한 표정으로 고객의 고발전화를 받고 있는 지욱씨.


“직원들이 많다보니 별일 다 생기지요. 그래서 점수제로 직원들을 관리합니다. 한번 고발전화가 들어오면 사실경우를 조사하고 점수를 깎는 한편 류사한 업무를 배당하지 않게끔 조치를 대는 것입니다. 그래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퇴사조치를 댑니다.” 오토바이를 리용하기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또 배달하는 물건이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 애날 때도 많았다고 지욱씨는 말한다.


그래서 정규적으로 직원들에게 강습을 진행, 옳바른 봉사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교육하는 한편 서비스업에서 고객 한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례를 들어가며 설명하였다고 한다. 그는 배달회사를 리용하는 한명의 고객이 만약 10번 168회사를 찾으면 100원의 리윤을 회사에 가져다 주며 생활절주가 빠른 요즘 세월에 크고 작은 장사를 하거나 외출시간이 거의 없이 바삐 돌아치는 젊은 고객들은 거의 매일마다 음식배달과 같은 일로 회사를 찾는다고 하면서 이러한 매 한명의 고객이 바로 배달회사의 생명선이요, 돈줄이라고 해석한다.


지난 3년간의 치렬한 경쟁을 거쳐 지금 연길시에 등록된 규모급 배달회사는 20~30개로 줄었으며 조선족회사는 168무역유한회사가 거의 유일하다고 소개하는 지욱씨는 “오늘 마침 대보름날이 아닙니까? 아침부터 사무실직원들은 물론 배달원들까지 진땀을 빼는 중입니다.”라며 컴퓨터옆에 놓인 술병을 가리키며 소리내여 웃는다. “귀밝이술을 이렇게 컴퓨터옆에서 한잔씩 먹고 아침 겸 점심밥으로 완자를 시켰습니다.”


이때 또 전화가 걸려왔다. 부문경리가 배달원과 함께 고객을 찾아가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였더니 고객이 용서하더라는 전화였다.


지욱씨는 회사의 업무현황에 대해 일일이 소개하였다. 평시에 매일 평균 4~5천건의 배달업무가 들어오고 명절 때면 6~7천건에 달한다. 사무실직원들 외 거의 모두가 한족들이 배달을 하고 있는데 로임을 줄 때면 굉장하다. 은행직원들이 회사까지 와서 은행카드를 만들어주었는데도 기어이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백만원이 넘는 한달로임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니 사무실 책상우에 쌓아놓은 돈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은행직원들이 리해하지 못하겠다는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젓는다.


“배달회사를 경영하면서 많은 것을 터득하였습니다. 택배, 음식배달, 대리운전, 집수리와 장식, 이사짐(搬家)과 물류 등 제반에 걸쳐 업무범위를 넓혀 고객들이 수요하는 모든 것을 전화 한통이면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종합서비스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욱씨는 이렇게 앞으로의 타산에 대해 피력하면서 회사의 중임을 떠메고 나갈 조선족 젊은 인재들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뜻을 같이 하려는 조선족 젊은이들의 가맹을 환영했다.


길림신문 김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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