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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명절] 9월 2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김천근)

2016-09-02 조글로 zoglo.net 潮歌网

9월 2일의 의미



김천근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어문사업위원회 주임


연변에 고속철이 생겼다. 동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수를 누비며 일매지게 뻗은 고속철은 요즘 항간에서가장 많이 거론되는 화제거리로 뜨거운 각광을 받고있다. 필자도 연변의 일개 시민인만큼 기뻐하지 아니할 리유가 꼬물만치도 없는것은 당연한 리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어쩐지 내내 께름직한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 까닭인즉 이러하다. 


얼마전에 연길의 한 시민으로부터 느닷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연길서역 고속철 터미널의 간판에 조선글이 뒤에 놓였다면서 그대로 두면 연변의 망신이 될것이니 조선어문사업위원회에서 꼭 바로잡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희망사항이였다. 부랴부랴 관련 부서의 직원을 현장에 파견하였더니 돌아와서 하는 말이 조선글이 뒤에 놓였을 뿐만아니라 플래트홈 지시판우의 조선글이 한자보다 엄청 작아 가련할 정도이더란다. 지체없이 연길서역 관계 부서와 교섭을 하니 철도부문의 규정이 그러니 고칠수 없다고 딱 잡아떼는것이였다. 이에 우리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언어문자사업조례》를 근거로, 주급 지도자까지 동원하고 입이 닳도록 설득을 하여 끝내는 조선글을 앞에 놓도록 하였다. 이어 연변경내의 기타 고철역의 간판들도 요구대로 고쳐지게 되였다. 


어떤이들은 간판에 조선글이 있으면 그만이지 순서와 크기에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는가고 핀잔을 할수도 있다. 사실 조선글을 써야 하는가, 조선글이 앞에 놓이는가, 조선글이 한자와 크기를 같이 해야 하는가 하는것은 우리 조선족자치주에서 자치민족인 조선족의 언어권리에 관계되는 큰 일이므로 소홀히 대할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앞에서 고속철의 간판문제를 구구히 언급한것은 다름아니라 우리의 글을 지키는 중요성을 화제로 끌어내기 위함이다.     


    우리 연변에는 9월3일 “연변조선족자치주창립일”과 8월 15일 로인절 그리고 9월 2일 “조선언어문자의 날”이 있다. 그중 9월 3일과 8월 15일은 이미 연변조선족들에게 중대한 명절로 자리매김되여있다. 매년 9월 3일이면 법정 휴일로 하루 휴식하며 아울러 많은 경축행사들을 다양하게 벌인다. 그리고 매년 8월 15일이면 효도 관련 행사들이 가족을 단위로 또는 직장을 단위로 정중하게 행하여진다. 


그런데 2014년부터는 9월 2일 “조선언어문자의 날”이 상기 두 명절과 나란히 법정 기념일로 등장하면서 사회적인 화제거리로 부상되였다. 다른것은 제쳐놓고라도 아직 나라에도 없는 언어문자 관련 기념일이 우리 연변에서 고고성을 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인의 주목을 끌기에는 족한 일이였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력사에서 1988년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어문사업조례”가 반포, 실시된것과 비견되는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9월 2일에 관련되는 에피소드 하나를 례로 들고저 한다. 9월 2일에 즈음하여 중학생신문사에서는 조선어 관련 지식경연을 펼친바가 있다. 그런데 “조선언어문자의 날”이 어느 날인가 하는 상식적인 물음에 적지 않은 학생들이 오답을 한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조선언어문자의 날”에 관하여 사전에 많은 준비를 시 켰는데도 불구하고 오답을 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는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조선언어문자의 날”은 아직 퍽 생소하다는 말이 되겠다. 이에  “조선언어문자의 날”이 어떤 시점에서, 무슨 바람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하고있을 분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드려야겠다는 심사에서 미숙한 생각이나마 짧은 글에 담아보는바이다.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여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부의 조선어문사업 부서에서 조선어문사업에 몸을 담그어왔다. 30년 가까운 세월속에서 필자는 이십대 중반의 애숭이로부터 어느덧 귀밑머리가 흰 지천명의 “로인”이 되였다. 뽐낼만한 경력도, 빼여난 성과도 없이 벌써 성쌓고 남은 돌이 될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있는셈이다. 그래도 위안으로 될만한 일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우리의 말과 글에 관련되는 일을 쭉 하여왔다는것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도 이제는 당당하지는 못할망정 조선어의 관련 사업에 일가견을 가진 경력자로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다. 


조선어문사업에 종사하면서 조선어문일군으로서의긍지감을 느낀때가 있었는가 하면 조선어의 현실에 대한 무가내를 실감한적도 있었다. 따라서 조선어의 정체, 조선어의 현황, 조선어의 전망 같은것들에 두루 신경을 써왔다. 그러는 사이에 조선어에 대하여 이러저러한 견해들을 가지게 되였는데 그 견해를 여러분들에게 펼쳐보이고 싶다. 


언어에 앞서 먼저 민족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고저 한다.민족이란 문화, 언어, 력사와 종교적인 면에서 기타와 객관적으로 구별되는 공동체라고 한다. 그런데 문화를 근간으로 한 현대적인 민족의 개념은 언어, 력사,종교를 무시해도 된다고 한다. 즉 동일한 민족에게 부동한 력사가 있을수 있으며 부동한 민족에게 동일한 언어가 있을수 있으며 부동한 민족은 기나긴 세월속에서 동일한 민족으로 융합될수 있다고 한다.그러면서 민족은 생리적인 유전자를 떠난 문화적인 공동체로서 생리적인 유전자를 맥락으로 한 종족과 구별되는 별개의 더 높은 차원의 공동체라고 한다. 


상기 구분의 합리성 여부의 판단은 학자들에게 맡기고 필자는 오늘의 시점에서 언어를 떠난 민족의 문화라는 제법이 얼마한한 범주에서 또는 어느 정도에서 성립될수 있을가 하는 의문을 떠올리게 된다. 먼저 영어권을 례로 들어보자. 영어(English)는 인도-유럽어계의 게르만어족에 속하며 영국의 식민통치의 바람을 타고 세계에 전파되여 국제적인 언어로 자리매김하였다. 현재 영어를 모어로 하는 인수로 집계를 하면 영어는 가장 많은 나라들에서 사용하고있는 관변측 언어이며 유럽, 많은 국제기구와 영련방 나라들에서 사용되고있는 관변측 언어의 하나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관계없이 오늘 영어를 관변측 언어로 하고있는 나라 또는 민족들이 자기를 영어족이라고 자처하는 경우가 전무하다. 


중국을 다른 일례로 들어보자. 현재 중국에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56개 민족이 살고 있는데 거의 모두 자기의 말을 가지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 문자를 가지고있다. 그들은 한어를 나라의 통용어로, 자기의 언어를 자치언어로 하고 있으며 통칭 중화민족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신분증을 보면 민족을 중화민족이라고 하지 않고 조선족이라고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그럴진대 중화민족은 사회학적이나 인류학적인 의미에서 혈통, 언어, 습관, 종교, 정신체계와는 무관한 정치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즉 국족(国族)에 불과할뿐이다. 


상술한 사실들은 문화에 의한 민족의 배타성을 잘 립증해주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극히 드문 례를 제외하고 민족으로서 자기의 언어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당당히 자기의 구실을 하고있는 민족은 얼마되지 않는것이다. 설령 잠시는 민족의 구실을 하고있을지라도 어느날에는 꼭 자기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으로 될것이다. 인류의 력사에 화려한 장식을 하였던 흉노족, 선비족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혹자는 그것이 바로 문화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할수도 있다. 그런데 언어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문화가 과연 얼마나 지탱될수 있을가 하는 의문을 당당히 물을수 있다.


중국조선족은 나라의 영명한 민족정책의 혜택으로, 자기의 말과 글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있다. 주지하는 원인으로 중국의 조선어는 한국의 표준어와 조선의 문화어와 일정한 차이를 보이면서 자기의 독특하고도 완벽한 언어문자체계를 가지고있는 현실이다. 조선어는 극히 풍부한 민족문화의 보물고이며 조선족의 독자적인 문명과 사상을 전승하는 산 화석이다. 현재 국제화, 정보화의 거센 물결속에서, 한국어와 문화어의 영향속에서, 한어의 겹겹한 포위속에서 중국 조선어는 피할래야 피할수 없는 현실적인 도전에 직면하여있으며 조선언어문자의 생태환경은 날로 악화되고있다. 


현재 중국의 조선어 앞에는 발전과 창달에 앞서 보호와 전승의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업으로 나서고있다. 물속에 가라앉기 시작한 중국조선어의 준엄한 현실에 제동을 걸어 위험수위에 있는 조선언어문자의 사용생태환경을 치유하고 나아가 조선언어문자의 건전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하여서는 현실에 가장 알맞는 실시가능한 새로운 대책이 꼭 필요하였다. 


상술한 대책의 중요한 일환으로 연변에서는 2014년 3월 25일에 중국조선족문화 발전사에 영원히 새겨질 위대한 날을 만들었다. 바로 이날, 연변조선족자치주 제14기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9차회의는 매년 9월 2일을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조선언어문자의 날”로 정했다. 간악한 외세한테 창씨개명을 당하면서도 이악스레 지켜온 우리의 말과 글이 끝끝내 자기의 명절을 가지게 된것이다. 여태껏 우리의 말과 글을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해온 겨레의 모든 분들에게는 더없는 경사가 아닐수 없다. 


말과 글을 잃은 민족은 정체성을 운운할 나위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길만이 민족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세상의 모든 말과 글이 사라진다 해도 우리의 말과 글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당당함과 잃지 않겠다는 의욕을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지니고 있을것이다.  따라서 우리 동포들이 중국 전역에 퍼지는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새로운 동포 집거지가 바야흐로 분산, 확장되는 시점에서 연변지역은 물론 연변지역 이외의 동포들을 떠나서는 “조선언어문자의 날”이 제구실을 다할수 없을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는  “조선언어문자의 날”이라는 귀중한 나무를 심고 3년째 가꾸어 오고있다.  이 나무에 벌써 여리지만 희망에 부푼 새싹들이 탐스럽게 돋아났다. 이 새싹을 예쁜 꽃으로 피우고 알찬 열매로 주렁지게 하려면 민족 전반의 사심없는 성원과 가족같은 동참이 꼭 필요되며 더우기 조선어 관련 일군들과 학자, 전문가들의 무조건적인 투신이 필요된다. 우리가 있는한, 우리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한 “조선언어문자의 날” 이라는 나무는 언젠가는 하늘을 찌르는 거목으로 자라 후대들에게 다함없는 혜택을 주게 될것이다. 그날이 바로 눈앞에 있는듯 하여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조선족청년학자들에게 묻다]-"세계화속의 연변,우린 뭘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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