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닷컴] 림운호의 시 2 "오랜 슬픔"(외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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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슬픔
림운호
찬 별이 시리게 걸려 있고
강변을 따라
묵은 슬픔 하나가
길을 걷는다
언덕을 보아라
어제 큰 바람이 지나 갔고
나무가 잊은 듯
그렇게 고요히 서 있다
하지만 너는 오늘도
가슴 안에 부는 바람에
오래도록 흔들린다
갈대처럼
2016.10.25.
诗란
산으로 떠나는 늙은 노자가
길을 막아선 자에 한 말-
별? 그게 뭐냐고?
그냥 저 하늘을 보아라
부처님이 빙그레- 웃는다
그래, 하지만 진실은
네 눈에 비친게 아니라
네 안에 있니라
시름없이 풀을 뜯는 소와
피카소가 그린 소-
어느 것이 진실일까?
길 잃은 나의 诗는?
2019.3.23
기도
사람들은 기도한다 -
산에
들에
돌에
그리고 나무와 동물에…
그것들이 다 신이라 믿으면서
자기만 빼고는
하지만
난 내게 기도한다 -
내 안에 있는
신에게
2019. 4.7.
오월의 장미
너희 소녀들은 바람앞에 선 장미다
온 몸을 가냘프게 떨면서
그렇게 서 있다
바람이 너희들을 위하여
멈추지 않듯이
너희들 가슴은 한 가득 부풀어 있다
줄에 맨 풍선처럼
두려운듯 몸을 가득 옴츠리고
하지만 너희들은
그래도 바람앞에 나선다
오, 너희 소녀들은
마음속 깊이 원하는 것이 날개가 되여
마침내 줄을 끊고
바람에 살푸시 깃을 펴는
오월의 장미다
2019.4.23.
가을 장미
바람끝에 선 꽃을 바라고 서면
오월의 장미가 떠오른다
하지만 어찌 하랴
장미는 다시 피지 않는 것을
그렇게 꽃이 피고 진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제 가을은 언덕을 지나 가고
겨울이 걸어 오고 있다
장미 한 송이가 어깨를 들먹인다
원숙한 여인처럼
나날히 무르익던 장미가, 힘든 듯
손에 꼭지를 잡은 채 …
겨울날 추억
아득히 멀어져간 그 옛날에
살포시 걸어와
여린 가슴을 두드린 너는
한 떨기 장미였다
그리고 넌 가을 바람이였다
조용히 다가와
닫힌 가슴을 노크한
하늬 바람-
2019.6.26.
림운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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