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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바보야, 문제는 피로가 아니야!

2015-10-14 조글로 潮歌网

가장(家長)들의 생활은 늘 팍팍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삶을 옥죄며 피로는 쌓여만 간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고역이다. 천근만근 물먹은 솜이 등판대기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일하는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다. 국민의 81.3%가 피곤하다고 한다.

그런데 여자가 중년이 되면 집에 와서 그저 쉬고 싶은 남편에게 대놓고 한판 하자고 보챈다. 아내도 하는 일이 많으니 피곤할 만도 한데 잠자리할 기운은 남아 있는 모양이다.




팬티 속을 파고드는 아내의 손을 슬쩍 잡아 빼내면 아내는 거지 동냥하는 것 같다며 처량해한다.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거나 사랑이 식었다며 따지고 들기도 한다. 징징거리는 아내에게 피곤의 ‘피’자만 꺼내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토라져버리니, 삐칠 것 같아 해드리기는 해야 할 텐데 너무 버겁다. 뿌루퉁한 얼굴이 보기 싫어서 얼른 해치울 때는 진을 다 빼는 것 같고 쾌감은 개뿔, 섹스가 노동이다.

피로는 섹스의 적이다. 성욕 감퇴나 발기부전의 원인이 돼 밤일 횟수를 팍팍 줄어들게 만든다. 지칠 대로 지친 남편은 영 신통치가 않다. 이럴 때 남편은 화가 난다. 내 몸을 내 맘대로 못 한다는 것도 속상하고, 바깥에서 모욕의 대가로 돈을 벌어 왔는데 안에서도 몰아치니 섭섭하기 짝이 없다.

몸이 고단해서 못 한다고 말하려다 이왕 봉사하는 김에 사내다움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까짓 것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밖에 더 하겠느냐며 돌진해보지만 역시 KO패 당하고 만다. 몇 번 왔다 갔다 했는데 그만 시동이 꺼져버린다. 미안하다며 조금 있다가 다시 해보자고 하고 돌아눕지만 한번 꺼진 엔진은 응답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아내는 스스로 올라가서 애를 써보지만 파김치가 된 남편 앞에 아내의 노력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딱 잘라 냉정하게 말하면 문제는 피로가 아니다. 섹스가 주는 기쁨이 없기 때문이다. 섹스가 재미있다면 피로는 저만치 도망간다. 섹스는 게임처럼 즐겨야 속편까지 간다. 신혼이 아니라 신비감은 사라졌다 하더라도 섹스 자체가 주는 기대감이 여전한 부부들은 섹스를 해야만 가질 수 있는 쾌감을 안다. 몸이 안 따라줄 때는 격렬한 피스톤 운동이나 체위에 욕심 내지 말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살 맞대고 누워 부드럽고 느린 섹스로 단잠을 부르면 된다. 실제로 옆에서 누가 부스럭대기만 해도 잠을 잘 못 이루는 사람이 섹스 후에는 옆에서 아무리 뒤척이고 코를 골아도 잘 잔다.

제비들은 빈틈이 보이는 여자에게 접근하게 돼 있다. 가슴 한편이 가을처럼 쓸쓸한 여자의 말을 잘 들어주면 여자들이 물불 못 가리고 불나방처럼 덤벼든다.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이브를 내버려 두는 바람에 이브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를 냉큼 따 먹어버렸다. 너무 외로워서 사고를 친 저 이브를 남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내일의 성공보다는 당장 오늘 내 아내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 또한.

사내라면 밖에서는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안에서는 가루가 되도록 밤일에 매진해야 한다. 야무진 아내는 되로 받은 사랑을 말로 갚아야 한다. 무리인 줄 알면서 욕심 부렸다며 꿀물 한 사발 대령하고 남편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면 갑자기 반대쪽에서 기운이 뻗치게 돼 있다. 피곤에 찌든 심신을 어루만져(?) 드린다면 코피를 됫박으로 쏟든 백골이 진토(塵土) 되든 좋지 않을까?한국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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