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닷컴] 가시나무 (외4수) (리해란)
신작시
가시나무 (외4수)
리해란
가시나무는 울고 있다
난, 왜 가시나무로 태여났을까
찔리운 사람은 나만 원망한다
가시나무는 안타까워 한다
난, 왜 가시나무로 태여났을까
찔리운 사람은 얼마나 아플까
때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의 마음 아프게하고
때론, 서로 사랑하지만
원망할 수밖에 없는거 아닐까
가시가 없는 꽃은
아픔이 없을테지
가시
자신도 아프고
남도 아프고
왜 가시를 품고 살까
가시 품은 마음은
날마다 곪아가고
하늘도 찔리면
비를 내린다
비가 내리네요
주루륵 주루륵
아침부터 짖궂게
창문을 허비네요
언제나 멎을래나
멍하니 바라보는데
토닥토닥 바닥치는 재미에
아직은 갈 생각 없나보네요
어지러워진 세상
깨끗이 씻어내고
근심과 걱정도
다 걷어가려나 보네요
땅바닥에 드리운 하늘
처져있는 암울한 마음에
비는 가지를 못하네요
살짝 달음박질하는 구름 따라
서서히 열려는 마음
비소리도 차츰 멀어지네요
주름
해빛에 지지우고
바람에 흩날리며
지나가는 세월
그 흔적이 주름이라지만
난, 그 주름에
행복만을 새겨넣고 싶다.
고통은 밑굽없는 통처럼
스쳐 보내고
즐거움만 얼굴에 적어넣어
내 백세 되었을 때
자글자글 주름살이
꽃처럼 이뻤으면 좋겠다
노고지리 울음소리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으로 내리꼰지며
나를 타전한다
구름 뒤에 숨어 서성이던 봄바람
푸른 주단 펼쳐준다
지종지종 지종지종
봄나무들 손벽치며 마중 나오고
하늘하늘 올라가는
밥 짓는 저녁연기 속에
봄을 사룬다
그네 타던 단이도 홍이도
연지곤지 찍고
님 오실랑가
물동이 이고
개나리 우물가 물 길으러 가네
조글로문학닷컴 2020년 06월 1일 발표
리해란
자유기고인
•1965년 길림성 룡정시 출생
•1987년 길림대학 졸업
•수필,시 다수 발표
•료녕성 조선족 문학회
2019년 문학상 동상
현재 대련에서 근무
리해란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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