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닷컴] 김재현 시 "어머니 생각" (외4수)
조글로
신작시
어머니 생각(외4수)
김재현
토끼반도에 태여나서
아홉살 어린 나이에
고무신에 몽당치마
정든땅 뒤로하고
낯선 땅에 오시여
집 걱정 자식 걱정
평생을 일을 락으로
고생만 하다 가신 어머니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언 돐이 되는군요
어렵게 오신 세상길에
가는길도 어찌 불가마 입니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만나러
고향땅 찿아 떠나셨을 테지만
아버지를 찿아 떠난 길일 테지만
크시고 날렵하시던 체구를
몇오리 연기로 바꾸어
바람따라 구름속에
몸을 감춘지 어언 돐
천당문은 찿으셨나요
새날 들기를 기다려 챙긴
생전에 챙기지 못했던 진지상
마음놓고 드시지 못하셨던
기름기 흐르는 새하얀 이밥
빨갛고 노랗고 파란 과일
쪽쪽쪽 즐기시던 와하하
가위로 짜르시던 돼지고기
소시적 밥으로 드셨다는
동해바다 큼직한 황태
아무쪼록 맛있게 드셔요
.........
어머니 생각
눈앞이 흐려집니다
2020.8.11
우리
우리
그야말로 평범한 두글자 입니다
우리
그야말로 비범한 두글자 입니다
우리 어머니
우리 선생님
우리 친구
우리 동창
우리 마누라
우리 남편
아무 관련없는 사람과
우리 누구라고 말할수 있는 인류는
지구촌에
우리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흥쾌히 주변 기쁨을 함께 할수있고
달갑게 주변 슬픔을 함께 나눌수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말없이 눈길만 마주쳐도
숨겨둔 한치 속내를 알아 볼수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런 연고로
우리는 우리이고
생각만해도
즐거운 우리입니다
2020.8.7
구름아 바람아
구름아
너는 참 좋겟다
높이 떠서 멀리 볼수 있어서
기쁠땐 네 기분대로
곱게곱게 단장하고
화날땐 네 기분대로
검으락 프르락 할수 있어서
멋쟁이 구름아
한가지만 알려주고 가렴아
너는
어데서 와서 어데로 가는지
미안쿠나
한가지라 해놓코 두가지를 물어서
바람아
너는 참 좋겟다
언제든 가고픈 곳에 갈수 있어서
내 놓은 풍류
누구 하나 나무라는이 없고
꽁꽁 동여맨 뉘네 가슴 풀고
땅땅 얽어맨 뉘네 허리 풀어서
멋쟁이 바람아
한가지만 알려주고 가렴아
너는
언제 왔다 언제 가는지
미안쿠나
한가지라 해놓코 두가지를 물어서
2020.8.4
눈물의 의미
눈물이 이슬되여
방울방울 맺히면
방울마다 담긴 뜻
당신은 아시나요
눈물의 의미 그것은
아련한 추억이요
끈끈한 정이라오
어찌할까요 눈물방울
삼켜야 하는가요
떨궈야 하는가요
눈물이 비물되여
주루룩 흐르면
줄 끊어진 구슬 뜻
당신은 아시나요
눈물의 의미 그것은
말못할 고독이요
애타는 그리움이라오
어찌할까요 눈물비
감춰야 하는가요
쏟아야 하는가요
2020.8.3
삼복염천 마스크
이게 웬 망칙한 소리냐
삼복염천에 마스크라니
경자년에 들어서기 바쁘게
찿아온 손님
선물이 랍시고
마스크 몇장 달랑 들고와서
반년째 죽치고 있네
손님도 체면이 있는 법
각박해 가는 인정사정도 살피고
집집이 쌀독사정도 살피여
인제 그만
질리고 지쳤으니
삼복염천 얼굴가린 베일 벗고
맨 코로 숨 좀 쉽시다
2020.8.1
김재현
변호사
자유기고인
김재현의 작품세계
안내 : "문학작품"은 sinbalam과 위챗친구하여 보내주시면 등재해드립니다.-신바람